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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신뢰가 답이다 / 이원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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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7-02-01 | 조회수 : 2960 | |
[CEO 칼럼] 신뢰가 답이다 / 이원목 브랜드의 가치는 신뢰도에 비례한다
논어의 '안연' 편에는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온다. 공자가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분히 하며,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답하자, 다시 자공이 이 중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부터 버릴 것인지 묻는다. 공자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강하더라도 백성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나라가 바르게 설 수 없다'고 말하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을 통해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신뢰는 정보 탐색이나 신용 확인에 수반되는 거래 비용을 낮추어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높인다. 상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이나 중개인을 두게 되고, 나아가 사회적으로는 제도적 규제나 감독 등을 위한 비용이 발생되는데,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이를 최소화함으로써 경제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사회적 신뢰도가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높아지고 4%대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가치는 근본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증대된다. 일례로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한다. 신뢰는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이 견고히 유지된다. 새 고객 유치가 기존 고객 유지보다 5배의 비용이 지출된다는 측면에서도 기업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신뢰의 힘은 조직 안에서 더 크게 발휘된다. 구성원들 간의 상호 신뢰가 높은 조직이 더욱 활기가 넘치고, 능동적으로 자기 업무 범위를 확장하여 협력하며, 더 생산적이다. 또 구성원 개개인도 이직률이 낮고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반대로 신뢰 수준이 낮은 조직에서는 정보를 독점할수록 영향력이 커진다는 믿음이 확산돼 방어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된다.
기업 내의 신뢰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통해 회사의 목표와 당면과제를 알리고, 동시에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하여 반영하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GE에서 시작돼 현재 널리 활용되는 '워크아웃 타운 미팅'이 좋은 예다. 특정 업무에 관련된 구성원들이 부서와 상관없이 마을 회의하듯, 문제 해결을 위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실행 계획을 함께 세움으로써, 부서 간의 장벽을 없애고 능동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된다. 신뢰를 얻으려면 먼저 진심을 보이며 다가가야 한다. '너 죽고 나 살고'가 아닌, '너 살아야 내가 산다'라는 믿음으로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는 'Surprise Phone Call'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몇몇 영업점에 전화를 걸어 친근하게 인사하고 고충을 듣는다. 경영진-직원 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공감 기반을 넓힘으로써 신뢰가 형성되고 협력이 가능해진다.
진심이 전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잭웰치는 "열 번 말할 때까지는 한 번도 말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관심과 인간적인 배려를 기반으로 꾸준히 소통할 때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연다.
자사 스포츠 브랜드인 비트로는 전국에 80여 개의 대리점이 있다. 수시로 경영진, 디자이너 할 것 없이 전국의 대리점주들을 찾아다니며, 신제품 아이디어나 영업정책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듣기 좋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쓴소리도 편견 없이 듣고, 함께 고민할수록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넓어졌다. 정직한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고자 하는 진심이 전달되니, 협력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현장을 발로 뛰는 홍보와 영업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생활스포츠 영역에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신뢰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선진국과 후진국은 신뢰의 차이로 결정된다고 보았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국가는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급격하게 증가되는 사회적 비용 탓에 선진국 문턱을 넘기 어렵다. 신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 위기 상황일수록 편견을 없애고 차분하고 냉철한 이성으로 신뢰의 토양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일견 더디게 보이겠지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다.
(주)학산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