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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비울수록 채워지는 '나눔의 경제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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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6-12-06 | 조회수 : 1109560 | |
[CEO 칼럼] 비울수록 채워지는 '나눔의 경제학' /이원목 정치·경제 혼돈에 상부상조의 미덕 유례없이 얼어붙어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감을 딸 때 까치밥을 남겨두었으며, 콩 세 알을 심으면 하나는 새와 짐승, 하나는 땅속 벌레, 그리고 나머지 하나를 사람의 몫으로 생각할 정도로 배려와 상생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한경쟁의 환경 속에서 이윤이 지상목표가 되어버린 지금 기업에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는 너무 큰 바람일까.
기업이 본연의 경제활동과 동시에 이해 관계자와 지역사회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개념은 환경과 윤리적인 측면에서 지역사회와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실천하는 대응적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맹목적인 이윤 추구보다는 지역사회와 소비자, 공급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서로 호혜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더욱 발전되어 왔다. 특히 선진사회에서는 기업의 이러한 활동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일방적인 기부활동이 아닌, 긍정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는 선 순환적 관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사회공헌 지출액의 97%가 단순 기부였던 데 반해 2015년에는 48.2%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공헌활동을 통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는 제품의 신뢰와 구매로 연결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한 제빵업체에서 빵이 판매될 때마다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할 단팥빵을 적립하는 활동과 같이 소비자를 공헌 활동에 끌어들여 나눔에 참여시키는 '코즈(명분) 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사회적 공헌활동은 기업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도 이에 대한 방어적 역할을 수행한다.
한때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부도덕한 기업의 이미지가 강했던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은 신뢰회복을 위해 사업장이 있는 지역 주민들의 설문을 통해 회사에 대한 인식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역 자문단을 구성하여 맞춤형 공헌활동을 시행했다. 환경문제 이슈로 캘리포니아에서 지역사회와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쉘은 이 같은 활동으로 부정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냈다.
많은 기업이 구성원들의 내적 동기부여를 통해 의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자 노력한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비전과 함께 공유될 때 직원들의 자부심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조직에 대한 신뢰와 몰입도가 높아진다. 욕실제품으로 널리 알려진 '아메리칸 스탠더드'는 2012년 실적 난조로 파산 상태에 직면하고,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이었다. 이때 취임한 CEO 제이굴드는 비즈니스 모델 재편의 일환으로 배관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진출을 모색하고 자사 제품이 팔린 만큼 질병확산 방지를 위한 변기 커버를 기부하는 좋은 화장실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전 직원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팀의 재건을 위해 힘을 모았고, 해당 사업부의 180% 실적개선과 이윤은 4배 가까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뒀다.
국내 최정상급 테니스 동호인으로 꾸린 비트로팀이 레슨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위해 대학교 테니스 동아리를 찾아 다니며 시작된 '재능기부'는 멤버들 모두 생업이 있음에도 전국을 누비며 나눔의 열정으로 4년째 매달 계속되고 있다. 그러한 열정이 전달되었는지, 매년 11월 재능기부를 진행했던 동아리들을 초청해 대회를 여는데, 30여 개 대학이 참가한 올해 대회는 각 대학별 대항전뿐만 아니라 교류의 장이 됐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우리 스스로 스포츠가 지닌 순수한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고,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꿈과 열정을 직원들과 함께 나눌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희망 2017 나눔캠페인' 출범식이 지난달 21일 시작됐다. 72일간 대장정을 함께할 사랑의 온도계가 설치된 지 2주가 흘렀으나 아직까지 나눔의 온도는 낮기만 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도 유배시절에 갈필로 그린 '세한도(歲寒圖)'의 교훈처럼 날이 추워질수록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이 드러나는 법이다. 혼란스럽고 어려운 때일수록 이웃을 위한 나눔이 우리 사회의 온기를 더하고, 새해를 준비하면서 긍정의 기운이 가득해지기를 기대한다.
(주)학산 회장 |